① 회장님의 주식 대박 비법

자회사 보유 주식 외상으로 가져와 주가 오르자 매각

외상대금 상환하고도 연말 390만주, 1조 1230억원 보유

에코프로그룹의 이동채 전 회장과 그의 가족은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외상으로 가져와서 주가가 오르자 일부 주식을 매각하여 외상대금을 상환하고도 1조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는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든 오너 가족의 주식 대박 사건이다. 이에 대한 쟁점사항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으로 최근 크게 각광받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이 자회사에서 보유중인 상장사 에코프로비엠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증권(BW)을 대주주인 이동채 전 회장 가족기업에 외상으로 넘겨주어 1조원대의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기게 했다.

에코프로는 2022년 말부터 시작된 2차 전지 관련 주가가 크게 오르며 지난해 7월 말경에 주가가 150만원을 상회하며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투자수익을 거둔 투자자도 있으나 고점에서 물린 일부 투자자는 고점대비 반 토막이 나 상당한 투자손실을 보고 있다.

그럼에도 에코프로 그룹의 대주주인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 해 구속된 이후에도 11월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성공적으로 상장 시키고 가족기업인 데이지 파트너스는 에코프로 이노베이션이 보유중인 에코프로비엠 주식 등을 외상으로 거래해 무상신주를 받아 주식수를 늘리고 지난해 주가가 오르자 일부를 매각하여 외상대금을 상환하고도 1조원 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 에코프로비엠 주식·BW 오너 가족기업에 외상으로 넘기고 무상 신주 받게 해

이동채 전 회장의 가족기업인 이룸티엔씨(현, 데이지파트너스)는 2021년 11월 3일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보유중인 상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주식 16만 9725주와 BW 100만주 총 4871억 원 어치를 전액 외상으로 매입하는 수상한 거래를 했다. BW는 21년말에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후 2022년 6월에 에코프로비엠은 무상증자를 실시하여 데이지파트너스에게 367만주를 지급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가 45.6%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으로 2차전지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의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삼성SDI와 SK온에 납품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각각 60%, 40%의 지분으로 에코프로이엠이라는 합작법인을 2020년 2월 17일 설립한 바 있다. 이 회사는 2022년에 매출액 2조, 세전이익 1,17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데이지파트너스의 연도별 외상거래 내역은 다음과 같다.  즉, 이동채 전 회장의 가족기업인 데이지파트너스는 외상거래로 에코프로비엠의 보통주와 BW를 확보하고, BW를 주식전환한 뒤 무상증자로 주식 수를 늘리고, 이후 일부 주식을 매각하여 외상대금을 모두 상환하고도 지난해 말 기준 390여만 주를 보유하고 있어 연말 종가 기준으로 약 1조 1230여억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데이지파트너스는 2021년 11월 3일 주식과 BW를 장외거래로 4871억에 계약을 하고 대금은 거래일 이후 약 2년 1개월에 걸쳐 해당 주식을 처분하여 상환했다. 외상거래일 후 약 8개월 뒤에는 무상 신주를 367만주를 교부받아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0만주, 3.99%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일반적으로 주식거래에서 외상거래의 유형은 공매도나 대주거래 등 증권사와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 외에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거액의 주식 외상거래는 거래 상대방이 제3자라면 상상할 수 없는 거래이며, 대주주 본인이나 그 친족에 해당되는 경우가 아니고는 설명될 수 없는 특혜성 거래다.

주식의 특성상 주가하락 시 매입상대방이 손해를 볼 수도 있으나 회사와 대주주와의 거래에서 외상거래는 주가하락 시 대주주가 계약을 파기하면 그만으로 일방의 이해가 우선될 여지가 많은 특혜성 거래라고 할 수 있다.

◆1조 원대 일반주주 권익 오너에게 귀속… 소액주주 반발 거셀 듯

이러한 외상거래가 없었다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3년말 무상주식을 포함하여 약 480만주의 에코프로비엠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연말 주가 28만8000원을 감안해 보면 1조 3824억원에 해당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에코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모두 에코프로의 주주에 귀속되는 금액이다. 에코프로의 대주주 등이 약 25%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일반주주 75%의 몫은 약 1조 368억원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에코프로비엠의 주식을 외상거래로 대주주 임원인 이동채 전 회장의 가족기업에게 넘겨줌에 따라 선량한 에코프로의 일반주주는 약 1조 원 가량의 주주이익이 침해된 셈이다.

그럼에도 이동채 전 회장은 외상거래 당시 에코프로의 지분 18.26%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며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등기이사였다.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의 자산을 대주주와 거래하면서 모기업 이사회의 승인 없이 본인이 등기임원인 자회사의 이사회 의결로 외상거래를 처리했다.

에코프로 이사회는 자회사의 주요자산의 대하여 이사회를 개최한 적이 없고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있음에도 이러한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진 것은 상장기업으로서 내부통제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에코프로, 일반적이지 않으나 "일반주주 권익침해 아니다" 주장

이러한 수상한 외상거래는 오너 일가에 대한 분여이익이 아니냐는 조세일보의 질문에 대해 에코프로는 "본 건 거래는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의 이익 극대화 및 손실 최소화를 위한 고도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오너 일가의 이익제공과는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했을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본 건 거래 일반적이지 않지만 상장주식을 시가로 거래하는 것이 일반주주의 권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반주주의 침해이익 또한 본 건 거래 이후 시간이 지난 시점의 주가를 가지고 단순 계산한 금액일 뿐"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