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5나노 공정 전망”...화웨이 '퓨라 70 '낸드·AP 국산화

'하이실리콘' 개발한 AP ‘기린9010’ 장착

중국 SMIC의 7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

대중 수출 제재 실효성에 대해 의문 제기

강도높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출시한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퓨라 70'에 들어간 낸드플래시 메모리(낸드)와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반도체가 중국산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아이픽스잇(iFixit)과 테크서치 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퓨라70 프로'를 분해한 결과 AP뿐 아니라 낸드플래시메모리까지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라70 프로'를 구동하는 AP는 화웨이 산하 통신장비 제조업체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기린9010'이 장착됐다. 해당 칩은 '기린9000S'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의 7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7나노미터는 회로 간 선폭을 의미하며 회로 선폭 크기가 작을수록 생산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진다.

낸드플래시메모리도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가 개발한 제품이 사용됐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칩으로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그대로 남는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9월 반도체 분석·컨설팅 업체 테크인사이츠에 의뢰해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의 부품을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가 탑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미국의 엄격한 수출 통제에도 꺾이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셰럼 모크타리 테크인사이츠 수석연구원은 "메이트 60보다 퓨라70 시리즈의 중국산 부품 사용률이 더 높아졌다"며 "중국이 스마트폰 생산에서 자급자족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픽스잇 측은 "'기린 9010'이 여전히 7나노 공정 칩이고 '기린9000S'에 매우 가깝다는 사실은 중국 칩 제조가 느려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SMIC가 올해 말까지 5나노 공정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웨이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