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세목과 과세기간에 다시 세무조사는 위법

세무조사란 국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기 위하여 질문을 하거나 해당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을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국세기본법은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하도록 했다. 또 중복조사에 따른 납세자의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등 법률이 정한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하여 재조사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제81조의4)

A사는 지방이전기업에 대한 세액감면과 관련해 과세관청으로부터 2011년 7월경 조사대상 세목을 ‘법인세 부분조사’로, 조사대상기간을 ‘2006~2010 사업연도’로, 조사범위를 ‘본사 지방이전에 따른 임시특별세액 감면과 관련된 사항’으로 한 세무조사를 받았다. 

그 후 과세관청은 2012년 3월경 다시 A사에 대하여 조사대상 세목을 ‘법인제세 통합조사’로, 조사대상기간을 ‘2009~2010 사업연도’로 하는 세무조사를 하였다. 이 경우 뒤에 이루어진 세무조사는 적법한 것일까? 

국세기본법은 세목과 과세기간을 기준으로 재조사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고 있다.(제81조의4 제2항) 또한 세무공무원이 세무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납세자에게 통지하여야 할 사항의 하나로 ‘조사대상 세목’을 들고 있다.(제81조의7 제1항)

세무공무원은 구체적인 세금탈루 혐의가 여러 과세기간 또는 다른 세목까지 관련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사진행 중에 세무조사의 범위를 확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1조의9 제1항)

세무조사의 단위를 구분하는 원칙적인 기준이 세목과 과세기간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국세기본법은 특정한 세목만을 조사할 필요가 있는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납세자의 사업과 관련하여 세법에 따라 신고, 납부의무가 있는 세목을 통합하여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1조의11)

이러한 관련 규정의 입법취지를 볼 때 같은 세목 및 과세기간에 대한 거듭된 세무조사는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나 법적 안정성 등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권의 남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당초 세무조사 당시 조사가 가능하였던 같은 세목의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 추가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국세기본법이 금지하는 재조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에서 세무공무원이 어느 세목의 특정 과세기간에 대하여 모든 항목에 걸쳐 세무조사를 한 경우는 물론 그 과세기간의 특정 항목에 대하여만 세무조사를 한 경우에도 다시 그 세목의 같은 과세기간에 대하여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국세기본법이 제81조의4 제2항에서 금지하는 재조사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5.2.26.선고 2014두12062 판결)

A사에 대해 뒤에 실시된 세무조사는 그 이전에 실시된 당초의 세무조사와 세목(법인세) 및 과세기간(2009~2010 사업연도)이 동일하므로 원칙적으로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에서 금지하는 재조사에 해당하여 위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