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재연 검증 결과..."페달 오조작 가능성 없어"

재연 실험 결과 EDR 기록·국과수 분석치와 달라

원고 측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아니라는 점 시사"

이번 검증은 운전자 A씨와 그 가족들(원고)이 제조사인 KG모빌리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과정에서 원고 측이 제안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이용한 감정'을 재판부가 인정하면서 성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시험에는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다 제조사(피고) 측이 제공한 '변속장치 진단기'를 부착해 사고 발생 현장 도로에서 실제 상황과 동일 조건 속에서 진행됐다. 검증은 △'전구간 풀악셀 주행', △'40km로 2~3초 동안 풀악셀 주행' △'60km로 5초 동안 풀악셀 주행' △'110km로 5초 동안 풀악셀 주행'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국과수는 차량 제동장치에서 제동 불능을 유발할 만한 기계적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운전자가 제동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결과를 제출한 바 있다.

실제 도로에서 급발진을 재연한 분석 결과, 원고 측은 "시험 결과 나온 속도는 국과수가 분석한 속도 그래프, 분당 회전수(RPM) 그래프와 차이가 크다. 국과수가 분석한 속도보다 높게 나왔다"며 "우리 주장대로 EDR의 신뢰성이 상실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급발진 재연 시험에서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의한 급발진이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현 군의 아버지이자 A씨의 아들인 이상훈씨는 "정말 단순히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 도로를 한 번만이라도 달려본 분들은 페달 오조작으로 달릴 수 없는 도로라는 걸 잘 안다"면서 "가능성과 추론을 통해서 결론을 낸 국과수와 달리 이번 감정 결과를 토대로 페달 오조작이 아님이 과학적으로 증명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운전자와 제조사 측은 다음 달 14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진행되는 손해배상 청구 사건 변론기일을 통해 법정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