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맞춤형 세제지원은 국가적과제"
"과거 설정된 2억 법인세 과표구간, 중소기업 성장 저하 초래"
"상속세, 유산취득세로 전환해 세율 낮추는 방안 검토할 시기"
◆…10일 열린 조세일보 주관 세제개편방안 토론회에서 김상우 조세일보 전문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민원 기자)
최근 글로벌 기술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맞춤형 세제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구개발비 세제지원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차등 적용이 적절치 않고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상우 조세일보 전문위원(경영학 박사)은 10일 조세일보와 한국세무학회, 한국조세정책학회, 한국세법학회, 한국국제조세협회가 공동 주최한 2024년 세제개편방안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전문위원은 "최근 세수감소로 국가 재정이 어렵지만 거시경제 구조에서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맞춤형 세제지원은 세수감소에 대한 우려보다 우선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토종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필요한 임상실험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에서 진행돼 많은 비용이 들고 중소기업은 초기단계 연구개발 수준에 머무른 채 대기업 위주로 실험이 진행되는 만큼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오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율이 대략 35% 수준인데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공제율을 더욱 높여야 하고 다른 산업과 달리 국내 순수 제약기업이 글로벌 30대 제약기업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이대로는 제약 주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행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 2억, 200억, 3000억의 합리성에도 문제가 있는데 2억원 구간에 대해 많은 중소기업이 최저구간을 5억~10억원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오래전 설정된 2억원 구간은 경제규모의 변화에 맞지 않고 손금불산입 항목 등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이 경우 이제 막 데스 밸리(death valley)에서 벗어나 약간의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안정화를 위해 중요한 시기에 9%를 초과하는 19% 세율적용은 재무건전성에 위협요인으로 추가적인 성장에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다.
상속세와 관련해서도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 수준으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세목이지만 기업 대주주 경영인의 상속세를 피하는 편법승계와 사익추구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강력한 사법적 제재나 징벌적 과세를 강화해 기업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는 게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밸류업 증가 효과로 국가경제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 전문위원은 "징세방법에 있어 개인별 상속금액에 대한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닌 총액 상속금액에 대한 고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상속인의 연대납세의무제도도 응능부담의 원칙에 비춰 손질해야 할 대상"이라면서 "결국 상속세도 국가 경제의 지속성장에 초점을 맞춰 전향적으로 폐지 또는 유산취득세의 개념으로 전환해 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시기이며 부자감세 방지라는 프레임에 계속 갇혀 있는 것은 경제의 한 단면만 보고 있는 근시안적인 시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세수부족 상황에서 세제지원을 늘리는 건 재정당국 입장에서 곤혹스런 부분이지만 기업들이 경기 악화로 예산을 줄이고 수익성 개선에 매진하듯 정부도 선심성 예산을 줄이고 예산집행에 대한 성과평가를 철저히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합성니코틴과 관련해 담배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잠자는 동안 세원 1조 6000억원 규모가 사라졌는데 22대 국회에서는 조속히 이를 개정해 합성니코틴 액상담배에 대한 과세근거를 마련하는 등 세원확보에도 노력해 건전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지원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